- 기온
- —
- 습도
- —
- 하늘
- —
지금 값을 가져오는 중입니다…
온도계는 사람을 재지 않는다
지금 이 동네 기온과 습도입니다.
온도계는 공기가 얼마나 뜨거운지를 잽니다. 그것은 정확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얼마나 힘든지는 거기서 안 나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스스로 식는 기계이기 때문입니다.
몸은 언제나 36.5도쯤을 지키려 합니다. 더우면 땀을 냅니다. 그런데 땀이 나는 것만으로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납니다. 말라야 식습니다.
물이 마르려면 열이 듭니다. 그 열을 피부에서 가져갑니다. convection 편에서 배운 잠열이 여기서도 일을 합니다 — 다만 이번에는 구름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살립니다.
그러니 물어야 할 것은 하나입니다. 오늘 공기가 내 땀을 받아 줄 수 있는가.
기상청도 2020년부터 폭염 특보를 기온이 아니라 체감온도로 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사람은 땀을 말려서 식습니다. 그러니 기온만으로는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없습니다.
기온은 묶어 두고 습도만 바꾼다
실험을 하나 하겠습니다.
기온을 33도에 묶어 두었습니다. 손잡이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습도뿐입니다.
왜 기온을 안 움직이게 했을까요. 한 가지만 바꿔야 그 한 가지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기온까지 같이 올리면 "더우니까 덥지"가 되어 버립니다.
왼쪽 온도계는 공기를 재는 것입니다. 손잡이를 아무리 끌어도 꿈쩍하지 않습니다.
오른쪽은 사람이 느끼는 것입니다. 이쪽은 따라 올라갑니다.
손잡이를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천천히 끌어 보세요.
재미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아주 건조하면 체감온도가 기온보다 낮습니다. 33도인데 31도로 느껴집니다. 땀이 워낙 잘 마르니까요.
사막이 40도가 넘어도 그늘에서는 견딜 만한 까닭이 이것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건조하면 체감이 기온보다 낮습니다. 땀이 잘 마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33도가 경보가 된다
이제 문턱을 봅시다. 온도계 옆에 두 줄이 그어져 있습니다.
- 폭염주의보 — 체감온도 33도 이상이 이틀 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일 때
- 폭염경보 —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일 때
손잡이를 40%에 두어 보세요. 체감온도가 주의보 문턱에도 못 미칩니다.
이제 80%로 끌어 보세요.
같은 33도인데 폭염경보입니다.
기온은 한 눈금도 안 움직였습니다. 바뀐 것은 공기가 물을 얼마나 품고 있느냐뿐입니다.
이것이 한반도의 여름이 특히 힘든 까닭이기도 합니다. 우리 여름은 습합니다. 같은 33도라도 내륙 건조한 곳의 33도와는 다른 것입니다.
그래서 기온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어제 33도가 괜찮았다고 오늘 33도가 괜찮은 것이 아닙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폭염 특보는 기온이 아니라 체감온도로 냅니다. 습도가 등급을 바꿉니다.
같은 날 두 도시의 기온이 모두 33도입니다. A는 습도 40%, B는 습도 80%입니다. 옳은 설명은 무엇입니까?
땀이 갈 자리가 있어야 한다
왜 그런지를 그림으로 봅시다.
파란 점이 공기 속의 수증기입니다. 왼쪽은 성기고 오른쪽은 빽빽합니다 — 같은 기온에 습도만 다른 두 공기입니다.
아래 갈색 띠가 피부이고, 그 위의 방울이 땀입니다.
- 왼쪽 — 공기에 빈자리가 많습니다. 땀이 쭉쭉 올라갑니다. 올라가면서 피부의 열을 가지고 갑니다
- 오른쪽 — 공기가 이미 물로 차 있습니다. 땀이 올라가다 맙니다. 열도 안 가져갑니다
땀은 흐르는 것으로는 아무 일도 안 합니다. 말라야 식힙니다.
습한 날 땀이 줄줄 흐르는데도 안 시원한 것이 그 때문입니다. 마르지 못한 땀이 그냥 떨어지는 것이고, 몸은 물만 잃고 열은 그대로입니다.
여기서 실용적인 것이 하나 나옵니다. 부채와 선풍기가 왜 시원한가.
바람은 공기를 차게 만들지 않습니다. 피부 옆에 고인 축축한 공기를 밀어내고 마른 공기를 데려옵니다. 그러면 땀이 다시 마를 수 있습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땀은 마를 때만 식힙니다. 바람은 축축한 공기를 밀어내 다시 마르게 합니다.
아예 마를 수 없는 자리가 있다
더 가 봅시다. 습도가 아주 높으면 어떻게 될까요.
땀이 마르는 힘은 피부 쪽과 공기 쪽의 차이에서 나옵니다. 그 차이가 0이 되면 마르는 일 자체가 멈춥니다.
그러면 몸은 식힐 방법이 아예 없어집니다. 그늘에 있어도, 가만히 있어도요.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 33도 — 습도가 100%여도 조금은 마릅니다. 아주 느리게나마 식을 수 있습니다
- 35도 — 습도 100%가 한계입니다. 피부와 같은 온도이니까요
- 40도 — 습도가 76%만 되어도 땀이 멈춥니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훨씬 낮은 습도에서 그 자리가 옵니다.
다행히 한반도에서 40도와 76%가 함께 오는 일은 드뭅니다. 아주 더운 날은 대개 건조하고, 아주 습한 날은 대개 그만큼 덥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드물 뿐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드문 날이 사람이 죽는 날입니다.
모형으로 돌아가 오른쪽 통을 보세요. 손잡이를 끝까지 올리면 통이 얼마나 남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이것만 기억하세요 기온이 높을수록 더 낮은 습도에서 땀이 아예 멈춥니다.
도시는 밤에도 안 식는다
낮 이야기를 했으니 밤 이야기를 합시다.
사람은 밤에 회복합니다. 낮에 아무리 더워도 밤에 식으면 견딥니다. 그런데 밤에도 안 식으면 쌓입니다.
열대야는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안 내려가는 밤입니다.
그림을 보세요. 가운데가 도시이고 양옆이 들판입니다. 위의 곡선이 밤 기온입니다.
가운데가 솟아 있습니다. 그래서 열섬이라고 부릅니다.
왜 도시가 안 식을까요. dew-frost 편에서 배운 복사냉각이 여기서 막힙니다.
-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낮에 열을 머금습니다. 흙이나 풀보다 훨씬 많이요. 그리고 밤새 내놓습니다
- 건물이 하늘을 가립니다. 열이 하늘로 빠져나가려면 하늘이 보여야 하는데, 좁은 골목에서는 열이 맞은편 건물에 부딪혀 되돌아옵니다
- 에어컨 실외기와 자동차가 열을 더 보탭니다
- 물이 적습니다. 흙과 풀이 있으면 물이 마르며 열을 가져가는데, 포장된 땅에는 마를 물이 없습니다
그래서 같은 도시 안에서도 공원 옆과 큰길 옆이 몇 도 차이가 납니다. 나무 그늘은 햇빛만 막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열대야는 밤 최저 25도 이상입니다. 도시는 낮의 열을 밤새 내놓습니다.
한여름 밤, 같은 도시의 두 곳을 재었더니 큰길가가 공원 옆보다 기온이 높았습니다. 가장 큰 까닭은 무엇입니까?
몸이 보내는 신호
재해 갈래의 대목입니다.
더위로 생기는 탈이 여럿인데, 갈라 볼 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는 쉬면 낫고 하나는 바로 119이기 때문입니다.
열탈진 — 쉬면 낫습니다.
- 땀을 많이 흘립니다. 피부가 축축하고 창백합니다
- 어지럽고 기운이 없고 메스껍습니다
- 서늘한 곳으로 옮기고, 옷을 느슨하게 하고, 물이나 이온음료를 천천히 마십니다
열사병 — 이것은 응급입니다.
- 땀이 안 납니다. 피부가 뜨겁고 벌겋고 말라 있습니다
- 말이 어눌해지거나 의식이 흐려집니다
- 바로 119. 그늘로 옮기고 옷을 벗기고 물수건과 부채로 계속 식힙니다
- 의식이 없으면 아무것도 먹이지 않습니다
땀이 멈췄다는 것이 가장 무서운 신호입니다. 앞 대목에서 본 그대로입니다 — 몸이 식힐 방법을 잃은 것이니까요.
그리고 미리 막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 한낮 가장 뜨거운 시간의 바깥일을 피합니다
- 목마르기 전에 물을 마십니다. 목마름은 이미 늦은 신호입니다
- 차 안에 사람이나 동물을 잠깐도 두지 않습니다. 창을 열어 두어도 안 됩니다
- 혼자 사는 어르신과 이웃을 들여다봅니다. 폭염으로 숨지는 분은 대개 혼자 있었습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땀이 멈추고 의식이 흐려지면 열사병입니다. 바로 119, 그리고 계속 식힙니다.
한반도의 더위
우리 더위에는 모양이 있습니다.
2018년 여름이 기준점입니다. 그해 8월 1일, 강원 홍천에서 41.0도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관측 사상 가장 높은 기온입니다. 같은 날 서울은 39.6도로, 1907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앞에서 본 것이 겹친 것입니다.
- 북태평양고기압 위에 티베트고기압이 겹쳐 뚜껑처럼 덮였습니다. 공기가 갇혀 내려앉으며 더워졌습니다
- 장마가 일찍 끝났습니다. 구름도 비도 없어 햇빛이 그대로 땅에 쌓였습니다
- 도시에서는 열섬이 밤에도 안 놓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내륙이 더 덥습니다. 바다는 늦게 데워지고 늦게 식어 해안의 온도를 눌러 주는데, 내륙에는 그것이 없습니다.
대구가 오래 가장 더운 도시로 불린 것도 분지이기 때문입니다. 산에 둘러싸여 더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게다가 서풍이 산을 넘어 내려올 때 더 뜨거워집니다 — convection 편에서 배운 그 셈입니다. 내려오는 공기는 눌리며 데워지니까요.
더위는 기온만의 일이 아니라 땅 생김새의 일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동네는 어떻습니까. 더운 날을 적어 두세요. 기온과 습도를 함께요. 몇 해가 쌓이면 우리 동네가 어떤 날에 특히 힘든지 알게 됩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2018년 8월 1일 홍천 41.0도가 관측 사상 최고입니다. 분지와 도시가 더 덥습니다.
오늘 재어 보세요
지금 이 동네 값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오늘이 어떤 날인지 화면은 모릅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래도 이 단계는 그대로 됩니다. 더위는 오기 전에 준비하는 것이 전부니까요.
- 우리 집에서 가장 시원한 방이 어디인지 알아 둡니다. 해가 안 드는 쪽, 바람이 통하는 쪽
- 가까운 무더위쉼터가 어디인지 찾아 둡니다. 주민센터와 경로당이 여름에 문을 엽니다
- 선풍기와 에어컨이 도는지 미리 켜 봅니다. 한여름에 고장을 알면 늦습니다
- 혼자 계신 이웃이 있다면 더울 때 들여다볼 사람을 미리 정해 둡니다
오늘이 더운 날이라면 바로 재어 보세요.
- 그늘과 볕에 번갈아 서 봅니다. 기온은 같은데 느낌이 전혀 다릅니다 — 온도계가 재지 못하는 것이 또 하나 있다는 뜻입니다
- 큰길 아스팔트 위와 공원 나무 그늘, 낮과 해가 진 뒤를 걸어서 견줍니다
같은 동네 안에서 몇 도가 갈립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이 이 편에서 본 것들입니다 — 포장된 땅, 가려진 하늘, 마를 물의 유무.
그리고 더운 날이 오면 기온만 보지 말고 체감온도를 보십시오. 같은 33도라도 습도가 등급을 바꿉니다.
오늘 배운 것
- 사람은 땀을 말려서 식는다땀은 흐르는 것으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습니다. 마르면서 피부의 열을 가져갑니다. 그러니 오늘 얼마나 힘든가는 '공기가 내 땀을 받아 줄 수 있는가'로 정해집니다.
- 같은 33도가 아무것도 아닌 날도, 경보인 날도 된다습도 40%에서는 체감이 주의보 문턱에도 못 미치고 80%에서는 경보 수준이 됩니다. 폭염주의보는 체감 33도, 경보는 35도이고, 기상청도 2020년부터 기온이 아니라 체감온도로 냅니다.
- 아예 마를 수 없는 자리가 있다기온이 높을수록 더 낮은 습도에서 땀이 멈춥니다. 35도에서는 습도 100%가, 40도에서는 76%가 한계입니다. 그 너머에서는 그늘에 가만히 있어도 몸이 식지 못합니다.
- 도시는 밤에도 안 식는다포장된 땅이 낮의 열을 머금었다가 내놓고, 건물이 하늘을 가려 복사냉각을 막고, 마를 물이 없습니다. 밤 최저가 25도 아래로 안 내려가면 열대야이고, 그런 밤이 이어지면 쌓입니다.
- 땀이 멈추면 응급이다땀을 많이 흘리며 축축하고 창백하면 열탈진 — 서늘한 곳에서 쉬고 물을 마십니다. 땀이 안 나고 피부가 뜨겁고 마르며 의식이 흐려지면 열사병 — 바로 119, 계속 식히고, 의식이 없으면 아무것도 먹이지 않습니다.
되돌아보기 — 누르면 그 대목으로 갑니다
습구온도는 스털(Stull, 2011)의 어림식으로 셈했고, 기온 20도 습도 50%에서 13.7도라는 확인값이 그 논문에 실려 있어 검사기가 그 값과 견줍니다. 여름철 체감온도는 기상청 식이고, 폭염주의보 33도 · 폭염경보 35도(체감온도 기준, 2020년 개정) · 열대야 25도도 기상청 기준입니다. 땀이 마르는 힘은 피부에서의 포화 수증기압과 공기의 수증기압 차이로 견주었고, 그 포화 수증기압 식은 dew-frost 편이 쓰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이 값들은 src/lib/heat-model.mjs 에 있고 tools/check-heat-model.mjs 가 봅니다. 2018년 8월 1일 홍천 41.0도와 서울 39.6도는 기상청 관측 기록입니다. 피부 온도 35도는 어림값이고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온열질환 대응의 정확한 문구는 질병관리청과 행정안전부 안내를 따르세요 — 이 레슨은 그 요지를 옮긴 것입니다.